:::: 그랜드 체로키 L
지프라는 브랜드는 항상 딱딱하고 단단한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였다. 이런 생각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지프라는 브랜드에 대표 차량이 오프로드에 특화된 지프 랭글러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기름 많이 먹고 단단하면서 딱딱한 차 그 중에서 그랜드 체로키는 조금 럭셔리하게 꾸민 차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5세대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을 시승하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랜드 체로키는 2022년 상반기에 총 496대를 판매하여 전체 지프 판매량에 15%를 차지한다. 꽤 공격적인 할인을 했던 지프 레니게이드가 1,111대 무조건 잘 팔리는 랭글러가 1,075대라는 점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많은 판매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 기본 체로키 모델이나 뉴 컴패스 모델이 각각 110대 수준으로 판매되었다는 점을 본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판매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기본 가격이 8,780만원부터 9,780만원으로 지프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금액대임을 놓고 보면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1993년 처음 공개된 모델이다. 이름 그대로 이전 체로키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며 당시에는 지프 브랜드의 플래그쉽 SUV 모델로 판매가 되었다. 생각보다 한국에서의 역사도 깊은 편이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판매된 모델로 1999년 2세대 모델을 2005년에는 3세대 모델을 판매했으며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4세대 모델은 2010년부터 1995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한결같이 27년간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2021년에 런칭한 그랜드 체로키 모델은 윗 등급인 왜고니어가 재 출시되면서 플래그쉽 모델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기준으로는 대형 SUV 수준으로 큰 크기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큰 SUV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편이다.
사실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엔진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 모델은 3.6리터 가솔린 6기통 엔진이 적용되는데 북미 시장에서는 5.7리터 8기통 해미 엔진을 선택할 수있다. 물론 한국에서는 5.7리터 엔진보다 3.6 가솔린 엔진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것은 바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현재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2.0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모델은 국제 유가가 너무 높아진 나머지 나름 고배기량이였던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의 판매량을 적극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지프의 시그니처 그릴은 세븐 슬롯 그릴을 채용하고 있다. 지프 모델은 총 7개의 슬롯으로 구성된 그릴을 적용하고 있는데 소형 SUV 모델인 레니게이드부터 랭글러 그리고 지프 그랜드 체로키까지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군용 SUV 모델이 생각나는 전면 디자인이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커다란 전면부는 꽤나 매력적인 편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전장은 5,220mm / 전폭은 1,975mm이다. 외관으로 보면 엄청나게 커보이고 이름에서 롱바디를 상징하는 L이 붙는 차량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팰리세이드 전장 길이가 4,995mm이고 전폭이 1,975mm라는 점을 놓고 본다면 꽤나 큰 녀석은 맞다. 물론 측면 디자인이나 비율을 놓고 본다면 날렵하게 생긴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고 차량 옆 Grand Cherokee 레터링 하나로 차량이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리어 디자인은 흡사 아이언맨을 닮은 듯한 느낌을 준다. 차량이 레드에 크롬이 골드로 처리된다면 아이언맨을 쏙 빼다 닮은 듯한 테일램프는 심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은근 존재감이 큰 편이다. 또한 이 차량은 다른 지프 모델과 마찬가지로 캠핑 트레일러 및 보트를 끌 수 있게 세팅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지프라는 브랜드는 나에게 항상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였다. 물론 최신 지프 랭글러 모델만 보더라도 이전 세대 대비 얼마나 큰 발전을 보여준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최신 / 첨단 / 럭셔리의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달랐다. 미국 기준으로 플래그쉽 모델은 이제 왜고니어가 자치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지프 플래그쉽 SUV 역할을 하는 만큼 많은 부분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왜 그 동안 지프는 아날로그를 고집한다고 생각했을까?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는 야간 주행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하여 운전자에게 보여주며 차량의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보기 쉽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풀 LCD 디스플레이로 만든 계기판 하나로 이 차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프의 투박함은 사실 스티어링부터 시작된다. 물에 아무리 닿아도 괜찮을거같은 스티어링 대신 꽤 신경쓴 가죽과 디테일 그리고 나무 소재를 사용한 여러가지 소재를 사용한 스티어링과 차량에 다양한 부분을 컨트롤하는 버튼 그리고 기어 변속을 할 수있는 패들 쉬프트와 패들 쉬프트 아래에 음량 조절을 할 수 있는 버튼까지 스티어링 하나로 거의 모든 것을 동작할것 같은 다양한 기능이 숨어져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화려하면서 물리적인 버튼을 감추는 것이 디자인 트랜드라면 지프는 운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모두 물리적인 버튼으로 만들고 잘 사용하지 않는 버튼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몰아넣었다.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도 왠만한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UI 시스템은 정말 흠잡을 때가 없었다.
여기에 무선 애플 카플레이 / 안드로이드 오토 시스템은 꽤 만족스러웠는데 이번 시승차량에 문제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에 문제인지 여러번 끊기는 현상이 일어나서 다소 아쉬움을 보여줬다. 이 부분은 차후 다시 한 번 지프 그랜드 체로키 모델을 시승해보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문제점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에 문제인지를 확인 해볼 예정이다. (아이폰 14로 먼저 바꾸고 테스트를 해볼 예정)
큰 차량에서 어려움은 바로 주차이다. 하지만 다양한 각도의 어라운드 뷰를 활용하여 차량 주변에 지형 지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지프가 이렇게 운전자에게 친절했나?? 라는 생각을 들기도 한다.
기어 변속기는 다이얼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로 옆에는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가 있다. 차량 성격에 맞게 드라이브 모드는 오토 / 스포츠 / 터레인 모드인 스노우,샌드,머드,락 으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크게 선택하지 않고도 오토 모드가 알아서 해준다. 또한 총 5단계의 에어 서스펜션의 차고조절 버튼은 다용도로 활용할 수가 있으며 오토 모드에서 자동으로 차고를 내리고 올려서 정말 편리하다.
1970~80년대 생이라면 맥킨토시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바로 애플에서 만든 개인용 컴퓨터 지금은 MAC이라고 불리우는데 이 MAC이 바로 맥킨토시 (Macintosh)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지금 맥북은 어찌보면 맥킨토시 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는 매킨토시라는 사운드 플랫폼이 적용되어 있는에 맥킨토시는 Hi-Fi 오디오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 중 하나이며 실제 스티브 잡스는 개인용 컴퓨터 브랜드를 만들 때 맥킨토시 이름을 승인하고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나 진공관 앰프로 만든 사운드 시스템은 정말 유명한 회사로 사운드 시스템은 전체적인 느낌은 꽤나 좋지만 우퍼가 너무 강한것이 장점이다. 단점이다.
2열 시스템은 정말 놀랍다. 지프에서 퀄팅 시트를 적용을???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2열에 사람만 앉으면 되지 !!! 라는 지프 랭글러 혹은 이전 그랜드 체로키와 다르게 상당히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나 2열 열선시트 그리고 통풍 시트까지 적용되어 있으며 다양한 운전자 편의 기능은 지프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보여주니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3열 공간 또한 팰리세이드보다 작은 크기이지만 공간에 배려 그리고 탑승객들에게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선사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3열 시트는 운전석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서 접고 펼 수가 있으며 트렁크에서도 버튼 하나로 전동으로 접고 펼 수가 있어서 편리하다.
트렁크 공간은 역시다 훌륭하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는다면 엄청나게 넓어지는 공간은 꽤나 만족스럽고 3열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차량 전장 길이에 비해서 훌륭한 트렁크 용량을 선보이기 때문에 여행을 다니거나 혹은 다목적 SUV 차량으로 사용하기에 정말 훌륭한 모델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L 모델로 시속 80km/h 제한 속도인 도로에서 약 11km 주행해본 결과 최고 연비는 15.3km/L를 보여준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h 주행 시 약 13km/L로 고속에서는 그리 나쁜 연비는 아니다. 다만 시내 주행과 함께 일상적으로 주행하면 10km/L 미만의 연비를 보여주는데 복합 공인 연비는 7.9km/L로 평균적으로 이 정도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좋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의 주행감은 정말 놀랍다. 운전자가 운전을 시작함과 동시에 차량 외모와 크기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특히나 지프는 거칠고 단단하다 !! 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는 나로써 그랜드 체로키의 에어 서스펜션이 주는 부드러운 승차감은 놀라울 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에어 서스펜션은 부드러움을 선사하려고 노력하고 기존 지프에서 사용하던 3.6리터 6기통 엔진에 느낌이 아닌 저 소음 / 저 진동을 위한 노력까지 지프에 숨겨진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차량이였다.
지프 브랜드에서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면 이런 느낌이다. 를 보여주는 차량이였다.
사실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을 시승하고 진짜 기대되는 모델은 바로 언젠가 출시될 2.0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그랜드 체로키 4Xe 모델과 이 차량보다 한 체급 높은 지프 왜고니어 모델이다. 좀 더 고급스러움과 연비 좋은 그랜드 체로키L 모델이 기대되는 기본이 단단한 녀석이 바로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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