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리뷰 (Car Review)

도요타 GR 수프라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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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수프라는???

남자라면 어릴 때 누구나 자동차라는 존재에 가슴 뛰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릴 때는 내가 갖지 못하고 타보지 못하는 그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고 연예인 보듯 할 때가 있었는데 필자는 그 차량이 바로 수프라였다. 2001년에 개봉한 분노의 질주라는 영화는 이전 1995년 성룡의 썬더볼트 이후로 오랜만에 가슴 뛰는 자동차 영화였다. 아마도 다들 기억하겠지만 이 영화에서 엄청난 상징을 가지고 있는 차량이라고 해도 무관하다. 차량 시승기이지만 영화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1편에서 가장 핵심적인 차량이었고 폴 워커가 실제 사망하고 영화에서 추모하는 영상으로 7편에서는 흰색 수프라를 타고 작별을 한다. 그리고 9편에서는 죽었던 한 (성강)이 돌아오면서 메인으로 타고 나오는 차량은 신형 수프라 모델로 분노의 질주라는 영화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자동차 마니아라면 수프라에 대한 감정은 조금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 수프라의 역사

도요타 수프라는 1978년으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언듯보면 중형 세단 같이 생긴 1세대 모델 (첫 번째 사진)은 1970년대 닛산 페어 레이디 Z 모델의 인기로 출시가 되었다. 당시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일쇼크로 차량이 작아지고 연비 향상으로 성능 제한이 많이 되었기에 당시 미국에서 가격 대비 성능 그리고 세련된 디자인까지 꽤나 인기가 높아져 만들어진 차량이다. 이후 1981년 2세대 모델을 1986년 3세대 모델을 출시했으며 1993년 영화 분노의 질주에 나온 4세대 코드명 A80 모델이 출시가 되었다. 사실 4세대 모델은 지금도 수프라의 상징이 된 차량이다. 하지만 1993~1998년까지 미국 시장에서는 그렇게 좋은 인기를 보여주지 않아 일본 내수시장에서만 판매되어 미국에서 98년도에 단종된다. 하지만 그로 3년 뒤 2001년 분노의 질주 1이 개봉하면서 단종된 수프라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엄청나게 높아졌으며 21년 영화 분노의 질주에서 폴 워커가가 몰았던 1994년식 수프라 모델이 한화 6억 2천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참고로 오늘 소개할 5세대 수프라 모델은 2019년 출시를 했다.

 

:::: 2JZ

시승기라고 해놓고 자꾸 딴소리부터 하는데 오랜만에 정말 좋아하는 차를 이야기하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다.

1990년~2000년대까지 자동차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2JZ 이 숫자와 알파벳 조합만 들어도 심장 박동이 빨라질 것이다. 2JZ-GE(자연흡기) 이 단어는 정확히 도요타 엔진 코드명을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225마력을 선보이는 당시에 꽤나 좋은 출력을 보여줬고 이후 2JZ-GTE(터보차져) 모델은 최대 330마력을 보여주던 엔진이다. 4세대에 적용된 3,000cc 엔진은 1993년에 발표했지만 벌써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이 찾는 미친 엔진이다.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로 해외 2JZ 엔진 튜닝된 것을 보면 기본 200~300마력대 차량을 튜닝을 통해서 600~1000마력 혹은 그 이상의 출력까지도 뽑는 차량들이 많이 있다. 물론 단순한 튜닝은 아니고 엔진 구조만 남겨두고 엔진 블록이나 스트로크 변경으로 고성능을 낼 수 있게 바꾸지만 이 엔진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엔진이다.

 

:::: 2019년 5세대 모델로 17년만에 돌아온 수프라

도요타 수프라 모델은 사실 너무 늦게 나왔다.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겠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분노의 질주를 봤을 2001년에는 차량을 구입할 수 없는 나이였고 이후 수프라 모델을 구입하기에 높은 프리미엄 그리고 엄청난 하드코어 튜닝된 중고차 이외에 구입할 수 없어 기억에 2008년쯤부터 5세대 모델을 기다렸고 드디어 출시가 되었다.

솔직히 반가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공존하는 차량이다. 이 차량을 출시를 보기 위해서 실제 2019 도쿄 오토살롱까지 다녀올 정도로 이 차량에 기대되는 부분은 컸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는 아쉬운 차량 디자인 그리고 2JZ 같은 엄청난 퍼포먼스가 없다는 점 마지막으로 도요타 자체 개발이 아닌 BMW Z4와 공동 개발했다는 점에서 JDM 마니아들에게는 사실 실망감을 주는 차량이었다.

*JDM (Japan Domestic Market) 일본 내수 시장이라는 뜻이지만 마니아들은 일본 스포츠카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공생할 수밖에 없는 관계

도요타 그리고 BMW이 두 브랜드의 협업은 "Why?"라는 물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유는 굉장히 심플하다. BMW에서 Z4 모델은 2002년 1세대 모델로 판매된 BMW 컨버터블 모델이다. 하지만 전 세계 컨버터블 시장이 줄어들면서 BMW는 2016년 단종된 2세대 모델의 후속 차량을 개발할지 고민하게 된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특히나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컨버터블을 만들기에 부담되는 것이었다. 반면 도요타 수프라 모델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도요타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상징적인 차량이 필요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수프라가 제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혼다 시빅 타입 R / 닛산 GTR의 판매 부진은 도요타가 고성능 수프라 모델을 만다는 것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사실 이런 협업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도요타 86 모델과 스바루 BRZ는 누가 봐도 똑같은 차량에 서스펜션 세팅만 바꾸고 엠블럼을 바꾼 모습으로 협업을 했으며 일본 마쯔다 MX-5 모델은 이탈리아 피아트 124 컨버터블 모델을 협업하기도 했다. BMW와 도요타는 서로 계륵 (鷄肋) 같은 명차의 개발을 협업하면서 개발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각 브랜드의 상징적인 차량을 만들 수 있었다. 우선 두 차량의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한다. 여기에 엔진은 BMW B58 B30 엔진을 공유한다.  BMW B58 엔진은 2015년에 출시된 엔진으로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적이 있는 파워트레인이다.

정확히 다른 점을 찾는다면 수프라 모델에는 B58B30C 엔진으로 335마력의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BMW Z4에 적용된 B58B30O1은 382마력에 출력을 보여준다. 동일한 B58 엔진을 베이스로 3.0L 엔진을 사용하는 고성능으로 개량된 S58 엔진인 S58B30TO 엔진은 473마력으로 G80 M3 / G82 M4에 장착되는 엔진이다.

 

도요타 입장에서는 고성능 차량을 주력으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최근 고성능 내연기관 엔진을 딱히 만 들일이 없었다.

도요타 고성능 브랜드인 GR 라인업만 살펴보더라도 GR 야리스는 1.5 가솔린 터보 / GR 코롤라는 1.6 가솔린 터보 / GR86은 2.4 자연흡기 엔진으로 기존 4세대 수프라 2JZ를 뛰어넘는 엔진을 새로 개발하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이기에 BMW M 성능에 준하는 엔진을 가져다 쓰는 것으로 해결을 봤다.

하지만 또 하나 아쉬운 부분은 바로 수동 변속기 모델이다. 2019년 첫 출시 당시에 ZF 8단 변속기를 사용해서 일본 수동 마니아들에게 원성이 컸다. 하지만 올해 도요타에서는 6단 수동 변속기인 GR 수프라 iMT를 출시했으며 한국에 들어오기를 기대해본다. 

:::: 실제 느낌은 어떨까?

GR 수프라 모델은 어딘가 독특한 매력이 넘치는 차량이다.

실제 차량 앞 쪽이 굉장히 길게 나온 편이고 시트를 깔고 앉은 엉덩이 바로 뒤에 뒷바퀴가 있는 모델로 흡사 메르세데스 벤츠 AMG GT 모델이 생각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 차량이다. BMW Z4와 공동 개발했고 동일한 새시와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고 보면 되지만 BMW Z4는 소프트 컨버터블을 보여주며 GR 수프라는 오직 달리기를 위하여 태어난 모델이다.

차량은 굉장히 낮은 느낌을 주지만 생각보다 타고 내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없고 데일리카로 이용하기에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프런트가 너무 길어 좁은 지하주차장을 내려갈 때 조심해야 한다.

 

 도요타 GR 수프라 모델은 BMW의 디자인을 일부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물론 BMW에서 개발한 것은 도요타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다. GR 수프라의 콘셉트 모델인 FT-1에서 보여줬던 느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성능에 느낌은 실내 카본 소재에서 느낄 수가 있다. 여기에 도요타만의 색감을 좀 더 첨부했다. 하지만 실내 상당 부분이 BMW 실내 기능과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 도요타 GR 야리스 / GR 86 모델에 비해서 편의 사항이 좋은 편이고 물론 좀 더 있어 보이는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시트에 느낌도 BMW Z4와 아주 크게 다르지 않는다. 다만 BMW Z4의 전고인 1,310mm보다 낮은 1,290mm 약 2cm 낮은 전고는 이렇게 헤드룸 부분만 움푹 들어가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고성능 스포츠카 모델이기에 장거리 주행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꽤 오랜 시간 주행해도 딱히 불편하지는 않았고 다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차량에 노즈가 조금 길어 전면 주차 시 적응되지 않는 것 이외에 아쉬운 점은 없다.

 

:::: GR 수프라 실제 주행해보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BMW Z4 M40i 모델에서 컨버터블이 빠진 그냥 같은 차량이라고 생각하지만 두 차량을 모두 시승해보면 생각보다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우선 주행 모드에 대한 부분에서 도요타 수프라는 노멀 모드 / 스포츠 모드 딱 2 가지 모드밖에 없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노멀 모드라고 따로 있지 않고 스포츠 모두 버튼밖에 없고 계기판에서 SPORT 단어 하나만 바뀌지 크게 바뀌는 부분이 없다. 물론 차체 제어 장치를 끄는 버튼은 따로 존재한다.

 

 

GR 수프라에 주행 느낌은 굉장히 독특한 편이다. 노멀 모드에서는 BMW Z4 M40i 느낌이 살짝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ZF 8단 변속기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지만 변속 로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노멀 모드에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속하며 연비 향상을 보여주고 있지만 스포츠 모에서는 운전자에 운전 성향에 따라 변속 타임이 훨씬 빨라지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BMW는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가 있지만 GR 수프라는 오직 달리기 모드인 SPORT모드로 모든 스포티한 감성을 버튼 하나로 담았다.

 

 

엔진 질감도 완전 다른 느낌이다. 제원상으로 GR 수프라는 387마력에 51.kg.m 토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BMW Z4 M40i와 동일한 수치이다. 하지만 어떻게 같은 엔진 (정말 똑같지 않지만)으로 이런 느낌으로 바뀔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BMW와 도요타 합작으로 개발되었지만 BMW 색을 완전히 빼고 도요타만에 색을 가질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한 결과이다. 

 

 

우선 컨버터블에 대한 차량 차이가 있겠지만 BMW Z4 M40i 모델의 공차 중량은 1,495kg이지만 GR 수프라 모델은 1,410kg으로 최대 85kg이나 차이가 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스포츠카에서 이 정도 무게면 꽤 많은 차이이며 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BMW M 차량 같은 경우 F80 모델부터 비싼 카본 루프를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짧은 숏 휠 베이스 그리고 운전자 엉덩이쯤 위치하는 뒷바퀴에서 주는 후륜 구동의 출력과 2인승 쿠페 모델이라는 강점은 핸들링에서 차이 다른 스포츠카와 차이가 크다. 특히나 수프라의 스티어링 느낌은 굉장히 경쾌하게 움직이는 조향은 정말 이 차량으로는 드리프트를 배워보고 싶다는 충동일 들기도 한다. 

 

 

이번 시승으로 BMW Z4 M40i와 이 차량을 좀 더 오랫동안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도요타에 바램이 있다면 한국도 도요타 iMT 기술이 적용된 수동 모델의 판매로 BMW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고성능 차량에 적용된 수동 변속기의 재미를 보여주고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단순히 BMW Z4랑 같은 차가 아닌 도요타는 같은 재료로 완벽히 다른 요리를 만들 수 있다라는 점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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